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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 쓸쓸함, 아픔, 속 시원함, 해방, 새로운 아이들. 이제 두 달 남짓 학교를 출근하면 내게 다가올 생각들이다. 바로 2006년을 가르쳤던 아이들이 졸업을 한다. 교만한(?) 나의 맘씨로 보자면 올 한 해가 이제껏 교사생활(고작 5년)중에 제일로 열심히 했던 한 해다. 아이들과 등산도 다녀오고, 말뚝박기도 하고, 여름 여행, 뮤지컬 관람(이제 곧 할 예정), 또 겨울여행. 학급행사 뿐만 아니라 수업준비도 나름대로 소모임을 만들어 가며 열심히(?) 준비했다. 물론 아이들의 학급행사 참여는 저조 했으며 수업은 엉망이었지만 말이다. 아이들이 졸업을 한다? 벌써 3번째를 맞이하고 있지만, 잘 실감이 나질 않는다. 졸업과는 아직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아니다. 졸업식 당일이 되어도, 봄 방학이 시작되어도 실감이 나질 않는다. 새 학기 새 학년 아이들을 만나고 나서야 졸업을 시켰다는 것이 느껴진다. 그제서야 아이들과의 헤어짐이 슬퍼지며, 한 동안 쓸쓸해지며, 가슴 한 구석이 시리게 아프다.(물론 새 아이들로 무진장 바쁘지만 말이다.) 어쨌든 졸업은 내게 있어 썩 유쾌한 단어는 아니다. 그 유쾌하지 않은 단어가 유쾌하지 못한 모습으로 내게 다가온다. 우선 우리 학교는 졸업식을 학교 인근 여성회관을 빌려 한다. 그러다보니 식장을 꾸미는데 엄청나게 많은 시간을 소비한다. 졸업식 전날 전교사가 동원되어 여성회관 청소를 하고 아이들은 저녁 늦게 학원을 다녀오고 나서야 졸업식 예행연습을 한다. 물론 아이들의 예행연습이라는 것이 단상으로 어떻게 뛰어올라오고, 상장은 어떻게 받고, 또 어떻게 내려가야 하는지를 해보는 것이다. 시간은 늦었지 아이들은 잘 못하지 여기저기서 흥분한 목소리들이 들린다. 물론 나도 그 흥분한 목소리의 주인공 중에 한 사람이다. 졸업식 당일. 10시 정도 졸업식을 시작한다. 회관은 5~6학년 아이들, 교사들 그리고 학부모들로 가득찬다. 단상에는 이름 깨나 하신다는 분들은 떡하니 자리를 차지하고 아주 근엄하게 앉아게신다. 축사, 답사, 송사, 교외상장 전달. 지루함의 연속이다. 아이들은 여기 저기서 수군수군. 교사들은 이곳 저곳 눈치를 살피며 잡담. 뭔가 뜻 깊은 식이 되어야 할 터인데 뒤죽박죽 정신이 없다. ‘졸업식 노래’로 식이 끝나고 나면 더 정신이 없다. 뭔가 담임과 아이들 간의 조촐한 시간이 마련되어야 할 터인데 그런 건 없다. 번호 순서대로 나와 졸업장과 앨범을 받는다. 그리고 아주 빨리 부모의 손에 이끌리어 식장 밖으로 나간다. 아! 물론 졸업식의 증거자료를 위해 담임과의 사진 한 장을 남기는 센스 있는 가정도 있다. 아이들도 지루하고 정신이 없겠지만, 담임은 더 정신없는 날이다. 아침 일찍 출근해서 졸업식을 준비하고, 식이 시작되면 무표정한 얼굴로 의자에 앉아있다, 식이 끝나면 제빨리 일어나 아이들에게 나눠줄 것을 신속하게 나눠주고, 아이들과의 즐거운 표정을 연출하며 사진을 찍는다. 그러고 나면 남는 것은 여기저기 남겨진 쓰레기들. 비단 우리 학교의 모습은 아니리라 생각한다. 이 글을 처음 청탁받을땐 졸업식의 에피소드를 쓸 생각이었다. 연말연시를 맞으며 뭔가 우리 가슴을 훈훈하게 할 만한 것들을 쓰려했으나 내게 있어 졸업식은 아직까진 이런 모습들 뿐이었다. 그래서 사랑하는 아이들과의 헤어짐이 헤어지고 난 뒤 한참 만에 찾아오는 것 같다. 이 글을 쓰며 올해 졸업식의 모습을 상상해 보지만 앞에서 말했던 모습들과 별반 다를 것 같지가 않다. 아 언제쯤이면 아이들과 헤어짐을 깊게 슬퍼하고 아쉬워하며 서로를 끌어안을 수 있을까? 아, 언제쯤이면 새로운 시작이라는 설레임에 진지해진 모습으로 서로를 격려하며 헤어질 수 있을까? 그런 모습이 낭만이 되어버린 졸업식의 풍경이 자꾸만 그리워진다. 이 글과 관련있는 글을 자동검색한 결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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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종우 at 11/05 화질이 워낙 구려서 맨 .. by 길종우 at 11/05 쌤은 여전히 키가 .. 저.. by 길종우 at 11/05 그거야 나도 모르지!! ㅎ.. by Anarchist at 09/18 얼마전 신학림씨를 만나.. by Anarchist at 08/03 제 블로그에도 이 칼럼 .. by 막장도사 at 07/20 선생님 조금 거리를 두고.. by 윤예림 at 06/02 공정무역 제품과 생산자.. by 늘보아이 at 01/13 내가 왠지 느끼는 것이.. by 원래그런놈 at 12/20 <광명시 셋·목 대화마.. by 이보람 at 11/12 이글루 파인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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